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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부전, 희미한 빛이 들어와 닿는 마룻바닥에 앉아 심검을 뽑아든다.
무디고 무디다.
끊고자 할수록
오히려 달려드는 것은 망상....
아무 것도 씻어내지 못한다.
세심의 땅에서도 개심의 길에서도.
뒤틀린 기둥들과 올라오는 길에 만났던 허리 굽은 소나무들이 엇갈린다.
먼 훗날, 어느 천진한 목공이 있어
그들 역시 절집 당우의 기둥으로
씩씩하게 하늘과 지붕을 떠받치는 소임을 받게 될 지도 모를 일이나
나는 어느 날이 있어
이렇게 왔다가는 생에서
쓰임을 다하게 될까.
서리 맞은 홍시가 붉다.
법당은 어둡고 적요하다.
아미타불 어느 곳에 계실까.
마음에 새겨 잊지 말 것이니
생각을 이어가다
생각조차 끊긴 곳에 이르면
육문의 자금광이 찬란하다네.
《산사의 주련》
제운 스님. 한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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