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에 급제한 양반집 청년이 신부를 얻기 위해 공개 시험을 냈습니다.
그 시험 문제란
쌀 한 되와 몸종 다섯 명을 주고 한 달을 버티는 일이었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많은 처녀들이 신부가 되겠다고 응시를 했어요.
하지만 한 달은커녕 일주일을 넘기는 처녀도 없었습니다.
어른 하나가 한 달에 최소한 한 말은 먹어야 사는데, 여섯이서 고작 한 되로 한 달을 지내라니 도무지 방도가 없었던 거지요.
어떤 이는 한 되를 30일분으로 쪼개어 물을 잔뜩 부어 국물로 퍼 마시다가 보름 만에 포기하고, 또 어떤 이는 영양실조에 걸려 실려 나갔습니다.
그때 한 지혜로운 처녀가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처녀는 첫날 한 되로 밥을 지어 몸종들과 밥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런 뒤 몸종을 시켜 동네에서 빨랫감과 바느질감을 얻어 오게 하였습니다.
밥을 잘 먹은 몸종들은 능숙한 솜씨로 빨래와 바느질을 해, 그 대가로 다시 쌀을 잔뜩 얻어 오게 되었습니다.
다음날에도 역시 처녀는 얻어 온 쌀로 밥을 지어 몸종들을 배불리 먹인다음 또 일감을 얻어 와 일을 시켰습니다.
이렇게 한달을 지내고 나니 처녀와 몸종들 모두 배불리 먹고도 쌀이 남아 몇 가마 쌓이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 처녀가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은 지혜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하고,
바르게 일을 해서, 좋은 결실을 맺어, 욕심 내지 않고 함께 나누었으니,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정도를 실천한 셈이라 할 수 있지요.
이렇듯 불교는 지혜를 귀중히 여깁니다.
좋은 습관과 열정과 지혜로써 공덕을 열심히 지어 세세생생 행복을 누리시길 바라겠어요.
〈걱정말고 기도하라 〉
법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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