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에 살면서 스님들처럼
수백 가지 계율을 지킬 수는 없지만
불자라면 기본적으로
오계를 지켜야 합니다.
첫 번째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짐승을 죽이는 것만이
살생은 아니에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유 없이 남을 미워하는 것도 살생이에요.
상대방을 화나게 하면
세포가 몇 개나 죽는지 아세요?
부인이 바가지를 긁어서
남편을 화나게 하고,
남편이 성질을 돋워서 아내를 화나게 하는 것도 다 살생입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너 속 좀 터져봐라' 하고
여자들이 주로 써먹는 방법이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안 하는 거라고 해요.
남편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반면에 남편들은 화가 나면
일부러 집에 늦게 들어간다고 해요.
부인에게 '너도 한번 속 터져봐라'
이런 심보인 거예요.
그러니 참회해야 할 게 정말 많습니다.
두 번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
즉 주지 않는 남의 물건을 탐하지 않는 것입니다.
옛말에 '견물생심'이라 했어요.
좋은 것을 보면 갖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에요.
그래서 항상 탐욕을 경계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내나 남편이 있는데
다른 이성과 부정한 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악업을 짓는 일이에요.
부부간에 서로 신뢰를 지키고 순결한 사랑을 하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좀 지나친 경우가 있어요.
본인이 세속에 있는지 출가를 했는지 구분을 못 하는 경우예요.
"스님, 수행을 하다 보니까
절대로 사랑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남편을 곁에 오지 못하게 했거든요.
그랬더니 남편이 짜증을 내면서 절에 못 가게 해요. 어쩌면 좋을까요?"
정상적인 부부간의 사랑조차 회피할 정도라면 차라리 관계를 정리하고 출가를 하는 편이 나아요.
그게 아니라면 서로가 마음의 벽을 쌓지 말고 편안한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수행을 하면 할수록
나와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게 불자다운 삶이에요.
네 번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을 이간질하는 말,
거친 말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이
훨씬 빠른 속도로 전파됩니다.
눈덩이처럼 커지고 왜곡되어
상대방을 비수처럼 찌르기도 하는데, 결국 나에게 괴로움으로 돌아옵니다.
옛날부터 입을 가리켜
'재앙이 들어오는 문' 이라고 할 정도로 구업을 각별히 경계했어요.
말이 많으면
실수가 따르게 마련이에요.
그래서 말을 아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혼자 있을 때는 생각을 조심하고,
여럿이 있을 때는 말을 조심하라"
고 하셨습니다.
다섯 번째는
술을 마시되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술은 대인의 음식이에요.
자기 마음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는 사람만 먹을 자격이 있어요.
술을 마셔도
걸음걸이가 흐트러지지 않고,
마음이 들떠서 흥분하지 않고,
실수하지 않아야 합니다.
옛날에 어떤 남자가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집 닭 한 마리가 담장을 넘어 그 집 마당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평소 같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술에 취하고 보니 닭이 안줏거리로 보여서 잡아먹고 말았어요.
얼마 후 옆집에 사는 여인이
닭을 찾으러 왔어요.
"혹시 우리 닭 못 봤어요?"
"아뇨."
남자는 거짓말을 하고
음욕이 발동해서 옆집 여인을 성추행했어요.
도둑질하고, 살생하고, 거짓말하고, 삿된 음행까지 했으니, 그것은 술 때문입니다.
술 마시는 것 자체는
악업이 아니지만,
술을 마시면 여러 가지 악업을 지을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라는 거예요.
바른 믿음을 가지고
계를 청정하게 지키면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고
수행의 성과도 바르게 성취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려고
자꾸 노력해야 해요.
남편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 하는 것이
과연 남편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내 문제일까요?
사실 내 마음이 문제인데
남편을 탓합니다.
문제는
남들과 비교하는 내 마음에 있지
상대방에게 있지 않아요.
지금 내 현실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데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을 때,
있는 그대로 참모습을 볼 수 있어요.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공덕이 됩니다.
허술한 지붕에 빗물이 스며들어
집을 망가뜨리듯,
어리석은 마음에 욕심이 스며들어
인생을 망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거저 준다거나
쉽게 이루어진다는 말을 조심하세요.
삿된 유혹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소풍 가듯 가볍게》
월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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